2013. 6. 2.

Circulating Ego




순회하는 자아


어젯밤 너는 내게 물었다.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늘 그랬다.
내 인생 어느 때 어느 시절에나
나는 내가 원하는 무엇이든 되었다.

음악이 좋으면 춤을 추었다.
지금 당장 추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처럼
손가락 마디 마디
내쉬는 호흡 사이마다
길을 잃어버린 집시처럼
정맥을 따라 흐르는 나.

어느날 나는 시인이 되었다.
뭐라도 쓰지 않으면 참을 수 없다는 듯
글자 하나 하나
불현듯 스치는 생각의 파편들
말을 잃어버린 벙어리마냥
펜을 따라 쫓아가는 나.

바람이 불면 길을 떠났다.
예고없이 찾아드는 방랑벽
해가 뜨고 지는 길목을 따라
사람 사는 동네 동네 마다
고향을 찾아 헤메이는 떠돌이마냥
물따라 구름따라 흘러가는 나.

나는 언젠가 어른이 될 것이다.
뿌리가 되어 새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비가 되어 대지를 적시고 대양으로 흘러가리라.

내 인생 언제나 나는 무엇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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